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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문화 브랜드 리뷰/영화 리뷰

경성크리처2, 불노불사의 삶과 맞바꾼 행복

by feelosophy 2024.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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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크리처2가 공개되었다. 주말동안 7개의 에피소드를 모두 보았다. 1편에서 나진에 의해 나타나는 신체의 변화와 행동양상, 나진을 잠잠하게 만드는 방법 등을 소개하고 각 캐릭터 관계를 설정하느라 초반이 길었다면 시즌2는 그러한 상황의 연속으로 단지 시간이 현대로 옮겨왔다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즌1는 채옥의 엄마인 성심의 모성애와 사랑을 확인한 채옥과 태상의 안타까운 로맨스가 중심이었다. 여기에 식민시대 일본에게서 독립하고자 하는 단체의 비장한 모습, 747부대를 방불케하는 비윤리적 생체 실험이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몰입하도록 하였다. 전쟁 중 비뚤어진 과학자의 비윤리적인 지적 호기심에 희생된 수 많은 사람들의 원한이 채 풀리지도 않았는데 그것이 무려 79년이나 옹성병원 그 자리에서 이어져 왔다는 것이 개탄스러웠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서로가 죽었으리라 믿는 두 사람인 채옥과 태상이 우연히 만나게 되고, 지하에 숨어있던 전승제약의 추악함을 들추며 클라이막스에 다다른다. 

 

두 사람의 재회에서 겪는, 기억을 잃었으나 잊혀지지 않은 남녀의 절절함이 이 시즌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민초의 억울함이나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비장함, 그리고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괴수가 되어서도 변하지 않는다는 모성애를 켜켜히 담았던 전 시즌에 비하여 너무 단조로운 설정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 사단의 발단인 마에다의 쓸데 없는 고집은 허망한 죽음만큼이나 덧없어 보였다. 

 

이 시즌에서 차라리 채옥과 태상 두 주인공보다 승조 캐릭터를 눈여겨 보았다. 태생부터 서출인 그는 어미로부터 본능적으로 살아남았으나 조강지처에게 비정상적인 양육을 통해 끝없는 외로움을 경험했던 인물이다. 그래서 항상 자기를 증명해야 했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음을 찾았고 주변에 누군가로부터 의지가 될 수 있는 누군가가 되기를 바랐다. 불행히도 그것은 욕심이나 꿈에 지나지 않았고 단지 자기가 가진 능력인 불노불사의 재생능력과 누군가를 쉽게 해칠 수 있는 촉수의 공격성만이 스스로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으로 인정해버린다. 

 

그 녀석은 왜 태상을 의지하고 자기에게 돌아오기를 바랐을까. 

 

경성크리처 시즌2는 사랑이나 가족애, 조국애보다는 우정과 행복 그리고 신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은 거룩하거나 스펙터클하지는 않다. 소박하고 개인적이며 실리와는 정 반대에 위치한 것이다. 

 

승조 캐릭터의 성장 과정과 나진이 태상의 몸속에 들어와서 지난 78년 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면 아마 시즌3에서 채워질 수 있을 것이다. 

 

현대로 와서 지난 시대물에서 얻을 수 있는 거룩함이 없어지고 시대적 운명 말고 개인적 사연에 집중한 것이 용두사미처럼 느껴지는 이유라면 수렴한 정서와 반대로 배경을 서울로부터 조금 더 확장하는 것이 균형이 맞지 않았을까? 단지 경성크리처라는 이름때문에 엄청난 능력을 가진 생명체들이 서울에 갖힌 것은 아니었나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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