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YTN 뉴스에서 인터뷰를 하는 것을 우연히 보았다. 우리나라 최초 여자 형사라는 타이틀을 가진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배태랑 형사라고 하였다. 흡사 가수 이은미님을 닮은것도 같았다. 그저 무심히 TV를 돌리다가 듣게 되었는데 앵커의 질문에 대답하는 힘있고 리듬감있는 목소리에 눈길이 갔다.
책을 펴낸 작가라서 그런지, 형사생활에서 섭렵한 다양한 지식덕분인지 앵커의 질문에 막힘없이 빠른 속도로 그간의 자신의 생각을 펼쳐내는 것이 멋진 사람같았다. 앵커의 질문에 흐트러짐 없이 대답하면서 앞서 대답한 내용과 연결짓기도 하고, 앵커가 쓴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까지 일일이 메모를 해놓고 싶을 지경이었다.
신기하게도 최근 다시 복습 정주행하고도 일본 리메이크까지 찾아보았던 드라마<시그널>의 자문을 하기도 하였다는데, 소개하는 책의 표지 사진이 드라마에서 보았던 김혜수 배우와 조진웅 배우의 어색한 연출 사진을 떠올리게 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최초 여자형사들의 팀을 홍보하는 사진으로 그 시절 유명했던 영화를 패러디하듯 연출한 사진이라고 한다.
범인과 피해자 사이에서 정의로운 판결을 위한 끈질긴 수사 과정에서 얻게 된 여러가지 소외를 밝히면서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심리와 감정에 따른 사건을 다루는 일이라는 것이라는 것이 마음에 와 닿았다. 게다가 용의자가 무죄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 수사과정에서 범인과 마주하였을 경우 대처에 대해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했을 젊은 시절의 형사의 모습을 떠올리는 눈망울에서 그 시절 치열하게 살았던 인생 선배를 만나보았다.
박미옥 형사는 여자 형사, 여자로서의 어려운 점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오히려 시대의 거리를 좁히고 이해하고자하는 심정을 강조했다. 자신과의 싸움을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그걸 이골이 나도록 하라는 주문이었다. 과연 나는 이골이 나도록 무언가에 몰입하고 체력적, 정신적 한계에 부딪혀 본 적이 있었나 생각해보았다. 이골이 나다니, 이골이 날 지경으로 자신의 삶에 스며든 무언가가 있었는가 말이다.
제주에서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도 반가웠다. 한가지 직업을 30년 이상 가열차게 하고는 이내 자신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사람의 표정과 눈매, 목소리의 힘에서 지금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해당 인터뷰는 아래 영상에서 볼 수 있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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