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재벌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수사물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바로 <재벌X형사>다. SBS에서 금토 10시 16부작으로 내놓은 드라마로 첫 스타트가 좋다. (웨이브, 디즈니+ OTT서비스에서도 볼 수 있다.)
중박은 치는 범죄 수사 드라마에 똘끼에 재력, 인맥, 지능 능력치 최상인 캐릭터가 만났으니 통쾌함이 제곱이 될 것같다. 그래서 제목에도 곱하기(X)가 있나보다.
<재벌X형사>드라마는 원작이 따로 있다. 러시아의 인기 시리즈인 <실버스푼, Silver Spoon>을 리메이크 한 것이다. 원작도 제목이 은수저다. 실버스푼은 2014년 러시아 채널1에서 시청률 40%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있었던 경찰 드라마다.(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고르'라는 철부지가 경찰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루었고 우리나라에서 러시아 드라마 판권을 산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 트레일러를 보면 연출에서 원작을 어느 정도 살렸음을 알 수 있다.
안보현이 주인공을 맡은 제벌3세 캐릭터는 묘하게 <이태원클라쓰>에서의 장근원 캐릭터의 불량함이 살짝 묻어있다. 안보현의 우월한 체격조건과 날티나는 표정이 똘끼넘치는 문제아 역할 이미지에 묘하게 어울리는 지점이다. 그런데 <마이네임>에서 보여준 우직함, 제복을 입었을 때 딱 떨어지는 핏이 또 반전이 될 수 있기에 <재벌X형사>에 잘 어울리는 듯하다.
흥행 요소를 갖춘 덕에 첫 시청률이나 반응이 좋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캐릭터와 스토리 뿐만 아니라 영상미로도 볼 거리가 있다.
드라마에서 스토리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거나 실마리를 드러내고자 할 때 캐릭터의 옷차림새나 세트 디자인, 소품 등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이번에는 색감 연출을 통해 재벌과 형사라는 두 가지 이미지를 대비해서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메인 포스터 뿐만 아니라 타이틀, 드라마 속 배경과 캐릭터의 옷차림 곳곳에서 노랑과 청녹색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타이틀에서 노랑과 청록의 대비가 뮤직비디오 세트장처럼 아기자기하게 연출되었다. 제복은 청록, 경잘 로고는 노랑으로 수정되었다.
드라마에서도 청록과 노랑의 대비는 활용된다. 등장씬에서 황금 색 조명 아래 부유한 배경의 집과 흡사 배트맨의 출격을 오마주한 것만 같은 진이수의 외출 장면, 차 키 키링조차 노랑색, 통째로 빌려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백화점 천장의 조명에서 노랑 황금색의 색조가 활용되었다. 취조실에 갇힌 장면에서도 진이수는 노랑색 자켓을 입고 있다.
한 편, 경찰들이 밤 중 수사를 하기 위한 차창은 초록색이 번지고 형사 사무실도 초록이 기본 색상으로 깔린다. 게다가 마침내 경찰이 되어 버린(?) 진이수는 초록색 스포츠카를 타고 등장한다.
노랑은 명도가 높아 주목성이 높아 교통표지판이나 유아들의 장난감에 많이 사용된다. 그래서 낙관, 행복, 창의를 상징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황금을 의미하기도 한다. 부정적으로는 비겁, 이기심, 불안을 의미한다.
겉으로는 거리낄 게 없는 문제아 처럼 모든 것이 갖춰진 삶을 살아갈 것 같은 진이수는 재벌 3세로 뭔가 모르는 불안을 안고 있다. 이런 점을 노랑색으로 모두 드러내고 있다고 본다.
한편, 청록은 에너지, 치유, 지혜, 우정을 의미한다. 낙관을 넘어 선을 넘는 망나니가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의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에너지를 전환하는 계기를 갖게 된다. 또 자기가 가진 능력(지식, 인맥, 재력)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함으로써 느끼는 긍지와 형사들과의 우정을 통해 캐릭터가 가지고 있던 근원적인 불안이 해소되어 치유되어 갈 수 있다.
진이수와 맞수가 되는 역할인 박지현이 맡은 이강연은 오히려 이 청록의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감정을 억누르려는 냉철함에 빠져서 편집증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청록을 부드럽게 하는 진이수의 노랑이 편견을 깨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록의 심연에 갇혀 허우적 거리며 불안에 휩싸인 이수에게는 어떤 트라우마가 있을까.
그리고 이수는 어떻게 그 불안을 떨쳐버리고 바로 서서 진짜 경찰이 될 수 있을까.
앞으로 더 <재벌X형사>를 지켜봐야 할 이유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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