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선생님은 강의시간 발표를 하면 '그래서 뭐?'라는 질문을 하셨다. 정말 신기한 문장이다. 상대방의 말에 핵심이 없다는 것을 꼬집는 아픈 말이다. 억울함보다는 속수무책이라 발표하다 말고 멍해질 수 있다. 학기가 좀 차면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까지 준비하게도 되지만 그래도 '그래서 뭐?'라는 질문은 마법같았다. 다리에 힘을 빼버리고 머리를 하얗게 만드는.
이런 질문은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로 많이 쓰인다. 상대방을 기죽이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정말 지금 하고 있는 보고나 발표의핵심은 무엇이고 왜 이런 장표, 그래프, 문구가 나왔냐는 말이다. 기획의 흐름이 끊겼거나 어쩌면 자기가 이해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확인일 수 있다.
대학원, 회사 생활에서 발표나 보고에 들어갈 내용에는 상대방을 납득할 수 있는 논리가 있어야 한다. 그 논리를 만드는 것은 직관이나 감이 아니라 객관적인 근거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는 연역적 연구방법론이 많은 인문학에서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인문학이 과학기술과 다시 융합되는 시대에 공통의 언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객관적 근거는 대개 설문, 자료 조사를 통한 통계다. 여기에 목적성을 가진 통계는 사실이기 보다는 주장을 위한 조작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과정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많이 걱정하던 바다. 학교든 회사든 어떤 사안에 대한 확인과 보완, 혁신을 위한 조사와 주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현상을 관찰하고 분석하고 그 속에서 인사이트를 얻어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다행히 데이터 수집이가능한 다양한 센서,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 웹 크롤링 기술과 분석 툴이 등장했다. 수학이나 특정 프로그램을 잘하면 더 정확하고 새로운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기존의 알고리즘으로 현상을 분석해서 더 나은 기획을 필요로 하는 업무라면 툴에 매몰되어서는 안된다.
예전에 참석한 인문학 학회에서 어쩌면 가장 툴에 대한 이해가 적고 당시만해도 무관하다고 여기는 인문학자들 앞에서 코딩능력이나 툴을 다루는 기술을 한번 써보았다는 것으로 보여서 씁쓸했다. 역시나 다른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그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을 답변으로 들었다.
자료라고 하기에 턱도 없이 부족한, 최근 자료가 아닌 예전 자료를 가지고 지금을 이야기 하는 그런 류의 발표는 학교 발표 시간에 많이 만난다. 어쨌든 학교는 배우는 곳이므로 발표의 스킬이나 발표 자료를 구성하는 형식에 대해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열심히 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은 다르다. 형식이야 어쨌든 그 속에서 고민과 발견이 있는가에 대해 따져묻는다면 나조차도 A를 받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데이터로 말해요!>는 메모하고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특히 흐름과 논리를 위한 개념정리가 탁월하다. 보고서를 작성하는 사람들이 목적이나 대상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어떤 내용으로 구성해야 하는 지에 대한 감을 익힐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이책의 목적은 데이터와 비즈니스 관계, 데이터 사고, 데이터 기획, 데이터 보고의 원리를 익히고 이를 통해 제대로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일부 경험이나 감, 직관이 아니라 객관적 자료 분석을 통해 도출한 인사이트를 가지고 혁신이든 보완이든 논의해보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데이터로 말해요!>에서 기억할만한 내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비즈니스 사이클과 데이터 정보
문제를 보고받고 그에 대한 해결을 지시하게 되면 문제의 해결을 목적으로 하여 구체적인 원인을 찾는 조사와 분석이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가 생성된다. 데이터에서 원인이나 이유가 만들어지면 그 해결안을 도출해야 한다. 이 때 전략, 방안을 구체화 할 수있도록 다시 업무가 할당되고 그 과정과 결과가 보고된다. 그것은 곧 실적이 되고 다시 대안에 대한 의사 결정으로 이어진다. 이 흐름에서 기업의 내부와 외부, 사원급에서 의사결정자 위치까지의 관계가 일목요연하게 흐름을가진다. 업무의 흐름과 데이터, 정보의 흐름이 눈에 들어온다.
2. 보고서의 구성
자료, 사실, 판단, 주장에 이어지는 흐름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각 단계별료 다양한 자료를 도출하구 추려내는 확산과 수렴이 필요하다.
3. Input-Process-Output-Outcome 으로 이어지는 BSC(Balaced Score Card)
Input, Process 는 기업 내부의 업무를 의미한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활동을 하고 그 것을 통해 부서원의 보수나 승진, 승격을 판단하게 한다.(MBO, Management by objectives)
Output, Outcomedms 기업 외부적으로 돈과 고객에 관련한 성과다.(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로 부서장의 보수, 승진, 승격을 결정하도록 한다
이 두가지 MBO, KPI는 비즈니스 조직의 성과 평가 체계인 OKR(Objective Key Resulut)를 구성한다.
4. 사실과 진실을 찾는 4가지 방법은
기간을 다양하게 비교할 것(전년, 전월 등)
시계열 해상도를 다양하게 볼 것(월, 분기, 반기, 연, 주 등 기간)
다른 항목과 비교할 것(다른 제품의 평균과 비교)
구성을 비교할 것(매출원가, 판관비 등 구성요소)
또한 가치판단을 위해 비교나 준거 대상이 있어야 한다 .
5. 개념어 정리
분류와 구분
-분류는 하위의 여러 대상을 묶어서 상위 개념을 만드는 것 ; 조사
-구분은 상위 개념을 풀어서 하위 개념으로 나누는 것 ; 보고
누락과 중복
MECE(Mutually Exculusive Collectively Exhausitive)분류에서 하위 개념을 모두 모으면 상위 개념이 돼야 하고, 하위 개념은 서로배타적이어야 함 ; 상호배제, 전체포괄
원인과 이유
원인은 사물이나 현상에 사용
이유는 사람에 사용
5whys를 활용하여 장기/단기의 원인과 이유를 찾을 수 있으면 입체적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음
추이, 추세, 대세, 추정, 예측, 예상, 전망
추이: 짧은 기간의 변화
추세: 어떤 현상이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향
대세: 일이 진행되어 가는 결정적인 형세
추정: 과거를 기반으로 가까운 미래의 특정값을 판정
예측: 측정값의 변경이나 미래 상황 변화를 헤아려 특정값을 찾을 때
예상: 과거가 없거나 고려하지 못할 때 미래 상황 제시
전망: 먼 미래의 상태를 헤아리거나 바람직한 미래 설정
통찰과 시사
통찰 Insight 사물이나 현상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것 ; 패턴 + 인과
시사 Implication 무언가를 보여주고 부추김 ; 예측 + 대응
6. 데이터 시각화 관련 툴 소개
Flourish : 차트레이스, 차트데이터변경으로동적 데이터 스토리텔링 제공 ; http://flourish.studio
D3(Data-Driven Documents) 직접 차트를 코딩해서 개발, 웹페이지 데이터를 쉽게 보여주고 원하는 차트나 맵등 거의 모든 것을 시각화 할 수 있는 자바스크립트 라이브러리
대시보드(Power BI, Tableau, lookerstudio)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크롤링과 같은 데이터 수집 업무를 드래그 앤 드롭만으로 자동화 하는 소프트웨어 ex 윈도우 11 RPA 소개
소개 된 것 외에 데이터 수집과 처리를 위한 툴이나 서비스를 데이터 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 결과는굳이 데이터로 화려한 그래프를 그리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소박한 것이거나 분석을 위한 분석이 되어서는 안된다. 결과가 원하는 것처럼 그럴듯 한 것이 나오지 않더라도 그 결과값을 통해 다른 인사이트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다른 방법을 찾아보거나 데이터를 더 정제하거나 쌓아보거나 하는 실제적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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