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비로소 책방156 [책리뷰] 잘 봐 놓고 딴소리, 미디어 읽는 방법에 대하여 이 책을 읽자니 엄마가 떠올랐다. 저녁밥을 먹고 한창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엄마는 뒷북으로 엉뚱한 이야기를 할 때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신경 쓸 데가 많아서 몇 개 씬을 놓친 탓일 때도 있고 간혹 실제 배우와 드라마의 캐릭터를 혼동해서 스토리를 엉뚱하게 이야기할 때가 있었다. 책을 읽고 쓰는 능력과 같이 홍수와 같이 다양한 콘텐츠가 밀려드는 요즘에는 다양한 미디어의 콘텐츠를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알파세대라는 2000년대 이후 태어난 아이들은 알려주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척척 쓸줄 아는데, 한편에서는 가게 앞 키오스크 주문에도 쩔쩔매는 격세지감의 디지털 디바이스의 시대에 살고보니 미디어리터러시에 관한 것에도 신경을 쓰고 공부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 나의 딸만 보아도 책을 .. 2023. 12. 12. 경험을 선물합니다. 버티는 카페에서 행복을 주는 공간으로 이 책은 카페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가 십년 넘게 카페를 운영했던 찐 경험을 토대로 한 카페의 생존을 넘어 다음 단계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하는 조언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와 공간, 브랜딩에 관심을 가지면서 실제로 작은 공간을 운영하며 카페 기능을 더하였던 시절이 생각났다. 바리스타 자격도 없고 원두에 대한 이해도, 그렇다고 디저트류나 사이드 메뉴에 대한 전문성도 없이 카페 기능을 더한 것이라 지금 생각하면 참 부실하기만 한 카페였다고 볼 수 있다. 전시, 워크숍, 프리마켓, 북토크, 팬미팅 등의 공간적 기능에 프라이빗 파티 공간 대여 등으로 문화적 기능을 담는 공간으로 운영하다보니 상시 운영되는 카페의 기능은 연속성을 갖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원두값, 다른 재료비용에 전기세, 마케팅 .. 2023. 7. 10. [책] 그림책 '눈', 지금 여기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야! 내 학위 논문이 VR 가상현실이다보니 공간미디어, 사용자 주도적 스토리텔링 등에 관한 관심이 많다. VR은 사용자가 보고 싶은 것, 상호작용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고 반응하므로 스토리텔링이 저마다 다른 양상을 갖는다. 흡사 게임과 같은데, 이 것이 가상의 공간 내에서 진행되는 것이다보니 내 시야 안과 바깥을 결정하는 것도 사용자라는 것이 다르며, 보고 듣는것외에 촉감 등의 다감각 신호에 의해 정서를 일으키기도 하고 몰입을 이끌기도 한다. 그런데 책은 가상현실과 비교할 때, 관련성이 가장 적은 것 같이 느껴진다. 왜냐하면, 이야기는 작가에 의해 선형적으로 정해져 있고 독자는 페이지를 넘기면서 이야기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독자간의 스토리 체험의 차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편견일지도 모른다는 .. 2023. 3. 31. [책리뷰] 콘텐츠가 전부다 문화콘텐츠 전공이라 콘텐츠 들어간 책에 눈이 한번 더 가게 된다. 이 책도 그랬다. 유투브 주제로 논문을 쓰고 있는 옆자리 선생님 책상에 있길래 빌려 읽기 시작했는데, 워낙 산만한 성격이라 한참을 걸려 읽었다는 게 부끄럽다. 그렇다고 책이 읽히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읽기 위해 책을 펼친 시간 자체가 적었다. 가상현실 중심으로 자료들을 찾아보다보니 숏폼 콘텐츠, SNS 사용 양상, 영상 및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인공지능에 이르는 다양한 미디어 중심의 실시간 트렌드를 반영한 물정을 잘 몰랐다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은 나처럼 이런 저런 서비스나 SNS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그 시장의 크기나 활용 양상이나 서로간의 관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읽으면 흥미로울 것 같다. 원천 콘텐츠를 가진 사람,.. 2021. 1. 6. VR 콘텐츠의 최전선 책 리뷰 지난해 말부터 전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로 올해 일상의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대인간의 접촉을 막고 물리적 모임이나 이동을 자제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수업을 듣거나 회사 업무도 될 수 있으면 만나지 않고 처리하고 가능한 경우에는 재택근무도 하게 됩니다. 몇 차례 고비를 넘기면서 이 시절의 생활들이 다시 일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뉴노멀이라는 말로 새로운 일상이 평범하게 다가오고 관련한 산업이나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가상현실 관련 기술이나 콘텐츠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갖게 됩니다. 이미 1900년대 중반부터 가상현실의 철학, 기술, 심리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실제로 가지 않아도 가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통.. 2020. 9. 11. 시집 자향먹, 이 산만한 날에 시를 읽는다는 것 살랑살랑 부는 바람결에 자연스레 춤을 추듯 여유로운 코스모스같기도 하고, 솔향이 은은하고 듬직하고 기대고싶은 그늘을 드리우는 소나무같기도 한 예연옥 선생님의 시집이 나왔다. 좋은 기회로 서예를 잠깐 배우게 되었는데 차를 우리고 다과를 하는 동안 나눈 이야기가 붓으로 화선지에 선을 그은 시간보다 곱절은 큰데, 사실 그 이야기를 하러 선생님의 다묵실을 찾곤 한 듯 하다. 그 때가 바로 요즘과 같은 여름철이고, 장마철이라서 비가 정말 장대처럼 쏟아붓는 때가 있었는데, 우산을 썼지만 도통 소용이 없을만큼 거센 비속을 뚫고 생쥐골로 다묵실에서 차를 마시던 기억이라든지 보기에는 강단있을 것 같지만 알고보면 속이 여리군요... 라며 내 본성을 꿰뚫어버린 이후 무장해제된 기억이라든지, 얼마 되지 않은 제자에게 애정어린.. 2019. 7. 15. 포노사피엔스, 신인류의 문화와 경제에 대하여 올해 초부터 아이와의 주말 나들이를 영상으로 만들어서 유투브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나 자기 자식은 사랑스럽고 특별하다고는 하지만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게 아까워 영상으로나마 남겨두고 싶은 평범한 엄마의 마음이기도 하고, 혹여 아이가 특별한 재능이 있다면 이 쪽(?)으로 나가볼 요량도 없지 않았습니다. 물론 장비빨도 편집술도 그닥이라 구독자수나 재생수가 한 두자리를 맴도는 게 현실이지만요. 그래도 네살배기 아이는 잠금만 풀려있다면 엄마나 아빠 스마트폰에서 유투브를 열고 원하는 영상을 플레이시킵니다. 보다가 중간 광고가 나오면 최소 시청시간이 지나면 바로 그만보기를 눌러버리고 몇살 많아보이지도 않는 똘똘한 아이가 등장하는 유투브 콘텐츠를 시청합니다. 어제는 잠을 자려는데, 거울을 보면서 '그럼 .. 2019. 7. 8. [책리뷰]질의 응답, 뇌와 질을 가진 사람을 위한 솔직한 책 남자들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만큼이나 여자들이 두고두고 하는 이야기가 바로 아이 낳을 때의 고난한 순간들의 기억 덩어리일테다.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는 여자들조차도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알게 모르게 큰 공포일지도 모른다. 첫 아이를 낳는 순간은 마치 내가 다른 차원으로 잠시 빠져있다가 돌아간 느낌이 드는데, 차라리 그 어벙벙하고 우물쭈물한 내가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 아픔을 아는 자가 어찌 그 고통을 다시 겪으러 병원에 가겠는가. 아무리 한국 여자들이 자기 몸, 특히 성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내놓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그 가운데서도 평균 이하였던 듯하다. 여자성기는 빙산의 일각처럼 바깥보다는 안쪽에 대부분 들어있을 뿐더러 자기 성기를 볼 기회가 많지 않다. 작정하고 봐야 볼 수 있는 구.. 2019. 5. 12. 이전 1 2 3 4 5 6 7 8 ··· 20 다음 반응형